'롯데왕국' 메타버스 오픈…어디서나 쇼핑·공연 즐긴다

2024-08-29 HaiPress

롯데이노 '칼리버스' 공개


영어·일어 등 글로벌 서비스


하이마트·면세점 등 입점


8만명 수용 공연장도 배치


메타버스 산업 부활 주목

롯데이노베이트가 극사실적인 메타버스 생태계 '칼리버스'를 전격 공개했다.


칼리버스는 서울 여의도 면적 절반인 4.4㎢(약 133만평)에 달하는 방대한 가상 공간을 무대로 사람을 꼭 닮은 아바타들이 쇼핑·콘서트 관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메타버스 산업이 주춤한 가운데,오랜만에 롯데이노베이트가 승부를 건 대목이다.


29일 롯데이노베이트는 칼리버스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칼리버스 플랫폼은 크게 △아바타 생성 지원 △방대한 가상 공간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제작 지원을 제공한다. 이목구비,체형,색상 등 200가지 선택을 통해 나만의 아바타를 꾸밀 수 있고,서울 잠실 롯데월드의 약 34배 크기인 4.4㎢ 공간을 제공한다. 공간이 넓다 보니 30곳에 택시 정류장을 배치해 아바타가 이동하도록 했다.


칼리버스는 롯데그룹의 콘텐츠·쇼핑 산업을 모두 담고 있다.


중심 지구에 코리아세븐,롯데하이마트,롯데면세점 등을 배치해 가상 제품을 쇼핑할 수 있도록 했고,8만명이 참여할 수 있는 공연장을 배치했다. 핵심은 플랫폼이다. 롯데이노베이트는 UGC 제작 도구를 제공해 칼리버스에서 다양한 가상 게임들이 태동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아바타가 거주하는 집의 인테리어를 취향대로 꾸밀 수 있고 다른 사용자 집 방문이나 초대도 가능하다"면서 "가상 토지와 건물까지 구매할 수 있게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메타버스 업계에서 대작이 나온 장면이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소프트웨어·통신서비스 연구원은 이에 대해 "메타버스 플랫폼의 경쟁력은 콘텐츠와 기술력"이라며 "롯데의 칼리버스는 고퀄리티 가상현실을 실현하고 차세대 인터랙티브 기술과 리소스 최적화 등 3가지 핵심 사항을 모두 충족하는 등 영화에서 보던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칼리버스는 한국어,영어,일본어를 우선 지원한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그동안 우후죽순 태어나는 열광기를 지나 소강상태인 성숙기에 접어든 상태다. 현재는 로블록스가 독보적인 입지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로블록스는 2006년부터 사용자가 정해진 목표 없이 자유롭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게임 플레이 형식인 '샌드박스 게임'을 도입해 인기를 끌었다. 현재 일간활성사용자수만 7950만명에 달한다. 자유도가 매우 높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계열인 네이버제트가 서비스하고 있는 입체(3D) 아바타 기반 소셜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2018년 출시된 이래 가상 세계에서 자신만의 아바타를 꾸미고 상상 속 세상을 구축해 다양한 사용자와 소통하도록 한 것이 성장 동력이다. 동남아시아와 중화권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누적 가입자 4억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인기를 얻지 못한 플랫폼은 종료 수순을 밟고 있다. KT의 메타라운지,컴투스의 컴투버스 등이 대표적이다. 전 세계 메타버스 산업은 서서히 성장하고 있다.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메타버스시장은 2022년 461억달러에서 작년 567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세부 산업을 살펴보면 전자상거래가 41.3%,게임이 25%를 차지하고 있다. 가상 공간을 토대로 게임을 즐기고 무엇인가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만 수익을 확보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대목이다.


정부는 일단 팔을 걷어붙인 상태다. 가상융합산업 진흥법인 이른바 메타버스법이 이달 시행됐다. 메타버스는 새로운 산업이기 때문에 법적 근거가 불분명할 때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상에서 의료 서비스를 한다면,의료기기법에 저촉되는지 불명확하다. 이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다른 부처에 '임시 기준' 마련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메타버스법이다.


물론 생태계 확산을 위한 숙제는 있다. INF크립토랩 리서치센터는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보급과 함께 관련 콘텐츠가 더 풍부해져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메타버스 생태계의 전체 순환 사이클이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상덕 기자 /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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