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예우 받은 한강 … 스웨덴 왕족이 직접 에스코트
2024-12-11 HaiPress
2018 노벨문학상 토카르추크
"난 한강의 소설을 사랑한다"
수상소감 진행 스웨덴 사회자
"영광입니다" 한국어 깜짝인사
◆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
한강 작가가 마들렌 스웨덴 공주의 남편인 크리스토퍼 오닐(오른쪽)에게 에스코트를 받으며 연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은 감동과 미소의 공존장(場)이었다.
한강 작가는 이날 노벨상 수상자 11인 중 유일한 여성이었다. 한강 작가는 본인의 자리에 등을 기대고 앉은 수상자들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수상자들은 노벨상 증서(디플로마)와 노벨 메달을 수상한 뒤 의자 아래 바닥에 놓고 편하게 앉아 있었는데,한강 작가만 무릎 위에 증서와 메달을 올려놓아 대조적인 풍경이었다.
이날 스웨덴 국왕의 셋째 사위인 크리스토퍼 오닐이 만찬 파트너로 한강 작가를 에스코트했다. 스웨덴 왕실 측이 최고 수준의 예우를 제공한 것이다. 노벨 만찬이 열린 스톡홀름 시청에선 '한국어'가 발음됐다. 4시간의 만찬이 끝나갈 무렵,마지막 프로그램으로 한강 작가의 수상 소감이 진행됐다. 한 스웨덴 대학생이 한강 작가를 소개하다가 마지막에 한국어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소개하게 되어 영광입니다"라고 정확한 발음으로 말했다.
노벨 만찬 직후 열린 무도회에서는 영화에 나올 법한 풍경이 연출됐다. 서빙 직원 역할을 맡았던 스톡홀름의 남녀 대학생들이 춤을 추고 악단이 흥겨운 노래를 연주했다.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올가 토카르추크가 한강 작가를 찾아와 만나자 주변 사람들의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가 터졌다. 무도회 후 밤 12시가 넘은 시각,우연히 기자와 마주친 올가 토카르추크에게 "3분만 대화할 시간을 달라"고 묻자 그는 "난 한강을 너무 사랑한다. 한강의 소설을 너무 사랑한다. 이 한마디로 충분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곤 밤거리 속으로 사라졌다.
[스톡홀름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