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이 수십년 공들인 지역에서 딱 한 가지에만 집중해 만들어낸 와인 [전형민의 와인프릭]

2024-12-23 HaiPress

*템프라니요 상편에서 이어집니다.

템프라니요(Tempranillo)는 ‘일찍’이라는 스페인어 템프라노(temprano)에서 따온 이름에서 나타나듯 빠르면서도 균형과 품질을 유지하는 부지런한 매력이 돋보이는 품종입니다. 하지만 스페인의 와인 산업 성숙도가 이탈리아나 프랑스보다 늦어지면서 다른 국제 품종들에 비해 세계 무대에 본격적으로 선을 보인 것 역시 상대적으로 늦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이미 잘 알려진 국제 품종과의 블렌드를 통해 명성과 인지도를 적절히 활용하면서도 스페인 만의 고유의 떼루아와 토착 품종의 대중화를 기대하는 전략을 주로 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와인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이름이 스페인의 명망 있는 와이너리인 베가 시실리아(Vega Sicilia)에서 생산하는 우니꼬(Unico) 입니다.

템프라니요에 국제 품종인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메를로(Merlot)를 섞어서 만드는 장기 숙성 와인인데,출시되기까지 10년 이상 숙성하고 병입 후에도 50년 이상 추가 숙성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일찌감치 그 복합미와 구조감을 인정받아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찬사를 받았고,요즘은 스페인 현지에서 300~400유로,한국에서는 병당 100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와인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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