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역행하는 CU의 ‘가격파괴’

1000원보다 싼 삼각김밥 선봬

290원 캡슐커피,9900원 치킨도

“선매입,자체 마진 축소로 가격 낮춰”

CU 990원 삼각김밥. [사진 = BGF리테일 제공] 편의점 CU가 ‘가격파괴’에 앞장서고 있다. 먹거리 물가 상승에 역행해 초저가에 이은 ‘초초저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원재료 선매입,공정 효율화 등을 통해 끊임없이 저가 상품을 발굴하며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는 990원 삼각김밥인 ‘땡초어묵 삼각김밥’을 지난 7일 리뉴얼 출시했다. 일반 삼각김밥 가격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값은 내리고 품질은 높인 제품이다.

지난해 5년 만에 다시 출시한 1000원짜리 ‘매콤어묵 삼각김밥’보다 10원 더 저렴하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장기 불황에 따라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자,CU는 10원이라도 가격을 낮춰 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해당 제품은 높은 가성비로 주목받으며 지난해 말까지 누적 50만개가량 팔려나가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또한 CU는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으로 점심 먹기도 부담스러운 직장인들을 위해 가성비를 높인 간편식 2종 ‘추억의 도시락(3900원)’과 ‘땡초 어묵 김밥(2200원)’도 선보였다.

CU 290 캡슐커피. [사진 = BGF리테일 제공] CU의 가격파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CU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개당 290원짜리 초저가 캡슐커피 ‘290 블렌드 캡슐커피’(10개입)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램(g)당 단가가 58원으로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나 e커머스 PB(자체브랜드) 상품은 물론 균일가 생활용품점에서 파는 캡슐커피보다 저렴하게 내놓은 것이다.

국내 최저가를 맞추기 위해 지난 1년간 협력사와 원두 가격 추이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원두를 수매했다고 CU 측은 설명했다. 또한 생산라인 변경 없이 제조사 기존 라인을 사용해 가동률을 최대로 높이는 등 공정을 효율화해 생산 단가를 낮췄으며,마케팅 비용과 자체 마진을 최소화해 초가성비 제품을 선보였다.

1만원대 이하로 선보인 치킨과 위스키도 큰 호응을 얻었다.

현재 CU에서 판매하고 있는 조각 및 꼬치 치킨의 평균 가격은 약 2300원이며 한마리 후라이드 치킨은 9900원으로 1만원을 넘지 않는다. 저렴한 가격 덕에 연도별 전년 대비 치킨의 매출신장률은 2021년 14.4%,2022년 35.6%,2023년 51.0%로 매년 가파르게 증가했다. 물가 상승이 지속된 지난해에도 40.1%라는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가성비 스카치위스키 ‘길리듀’의 경우 700㎖에 1만2900원으로 일반 위스키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내놓았다. 출시 기념으로 진행한 3000원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하면 99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길리듀’는 출시 이후 19일 만에 5만개가 팔렸다.

CU에서 선보인 치킨 제품. [사진 = BGF리테일 제공] 이같은 CU의 ‘가격파괴’ 행보는 업계에선 선두주자급이라는 말도 나온다. 고물가로 편의점 업계에서 초저가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는데 이 가운데서도 CU가 가장 먼저,더 저렴하게 상품을 내놓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CU의 기획력은 칭찬할 만하다. 디저트도 잘 발굴하고 초저가 마케팅도 줄곧 잘해와서 반응이 늘 좋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CU가 초초저가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원재료가 저렴할 때 미리 사두는 ‘선매입’과 자체 마진 축소 덕분이다. CU 관계자는 “CU는 원재료 선매입,공정 효율화를 넘어 자체 마진까지 줄이는 등의 노력을 통해 초가성비 상품을 지속 출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CU는 가격을 낮출 뿐만 아니라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