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외국정상 호칭…‘직책’아닌 ‘이름’으로 불리는 게 중요한 이유 [매경데스크]

2025-04-18 HaiPress

친분 과시 위해 이름 불러


관세전쟁에도 “習은 친구”


韓대행은 ‘직책’으로 언급


美 ‘원스톱쇼핑’ 압박 대응할


소통·협상 역량 대통령 절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외국 정상을 호칭할 때 이름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세계 주요 정상들과 두터운 친분 관계를 맺고 있어,역대 어느 대통령도 이뤄내지 못한 ‘미국 우선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 적임자가 바로 본인이라는 주장이다.

중국과 관세전쟁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오랜 기간 진정한 친구”라고 언급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집권 1기 때 당시 일본 총리였던 아베 신조와의 브로맨스는 유명하다.

이들은 서로를 ‘신조’ ‘도널드’라고 불렀다. 지난 2월 7일 트럼프 집권 2기 첫 미·일정상회담 직후 일본에서는 ‘죽은 아베가 이시바 시게루 현 일본 총리를 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전 총리가 사망한 총격 사건을 언급하며 “신조는 위대한 친구였다. 그렇게 슬펐던 적이 없다”고 애도할 정도로 트럼프 1기 때 구축한 밀월관계 유산이 회담을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그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골프 라운딩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한 모습.[연합뉴스]

이와 비교해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지도자에 대한 언급은 다소 거리감이 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8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간 전화통화가 이뤄졌을 때를 돌이켜보자.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한국의 대통령 권한대행과 훌륭한 전화 통화를 했다(I just had a great call with the Acting President of South Korea)”라고 적었다. 이 통화는 12·3 비상계엄,트럼프 집권 2기 첫 한미 정상 간 통화로 의미가 컸는데 SNS 글에는 ‘한덕수’ 또는 ‘친구’ 등의 표현은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월 8일밤(한국시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전화 통화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트루스소셜 캡처]

탄핵 정국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이름보다는 ‘대통령 권한대행’이라고 언급했을 수 있다. 속내는 알 수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이름으로 부르는 것과 분명 온도 차이가 느껴진다.

한국말이 어려워서는 아닐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서라면 한국 이름을 부르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24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백악관에서 2028년까지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공식 발표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흥분된다”며 정 회장을 비롯한 한국 측 인사들을 일일이 호명했다.

이름을 부를 정도로 친밀한 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톱다운’ 협상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간 직접 대화를 통해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물론 이러한 미국은 우리가 알던 미국의 모습은 아니다. 자유주의 국제질서 수호자라기보다는 자국 이익을 앞세워 동맹국에도 ‘관세 청구서’를 들이미는 게 트럼프 시대 미국의 현실이다. 이러한 미국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으로선 세계 최강국 ‘코드’에 맞추는 게 국익을 지키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관세 등 여러 안건을 한꺼번에 협상하는 ‘원스톱 쇼핑’에 대한 조속한 타결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으로선 합의를 서두르다 자칫 불리한 조건을 감수할 위험이 있다. 일단 협상을 시작하되 다른 국가들의 행보를 주시하면서 새 정부가 마무리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구가 될 정도로 글로벌 소통 역량을 갖추고 있으면서 기술 혁신 등으로 저성장에 빠진 한국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새 대통령이 절실한 이유다. 온갖 사탕발림 공약들 속에 실력자를 가려내야 할 유권자의 냉철한 판단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장용승 글로벌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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