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올해 가전 구독매출 2조 넘본다
2025-06-11
IDOPRESS
1인 가구·맞벌이 증가에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관리 받는 가전' 선호해
구독사업 5년만에 급성장
렌탈 넘어 장기 수익모델로
대만·태국 등 해외로 확장
LG전자가 구독형 가전 사업을 본격 성장축으로 안착시키고 있다. '사는 가전'에서 '관리받는 가전'으로 소비 흐름이 전환되면서 구독 사업을 본격 추진한 지 5년 만에 연 매출 2조원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올해 1분기 LG전자 구독 매출(케어 매출 제외)은 5010억원으로 전년 동기(3456억원) 대비 45% 증가했다. 정수기,공기청정기,세탁기 등 생활 밀착형 제품을 중심으로 정기적인 관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연간 기준으로도 LG전자 구독 사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LG전자 연간 구독 매출(케어 매출 제외)은 1조6727억원으로 2023년(9628억원) 대비 73.7%나 증가했다.
LG전자 가전 구독 매출액이 2020년(5910억원)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온 가운데 지난해부터 성장 속도가 뚜렷하게 가팔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구독 사업이 급성장한 배경으로는 제품 관리의 번거로움을 줄이려는 소비 트렌드가 꼽힌다. 1인 가구와 맞벌이 증가로 설치·점검 등 유지 관리까지 포함된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바쁜 일상에서 제품을 직접 구매·관리하기보다 설치부터 필터 교체,세척 등 유지·보수를 전문가에게 맡기고 정기적으로 관리받는 방식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은 이제 제품만 사는 게 아니라 시간을 아끼는 경험에도 투자하고 있다"며 "필요할 때 적절하게 관리받을 수 있는 구독 시스템이 최근 소비자 삶의 방식에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호응은 판매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기준 LG전자 베스트샵에서 판매된 제품 가운데 38%가 구독 방식으로 계약됐다. 10명 중 4명이 제품을 '소유'하지 않고 '관리'받는 것을 택한 것이다.
LG전자는 구독 사업과 관련한 유통 채널 확대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기존 베스트샵과 자사몰은 물론 전자랜드,이마트,홈플러스,백화점 등 외부 채널로도 구독 서비스를 넓히고 있다.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 구독 경험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려는 전략이다.
특히 정수기,세탁기 등 정기 관리가 중요한 제품군을 중심으로 고객 재구매율이 높아지면서 구독은 단기 수익이 아닌 장기 고객 관계 형성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시장에서 안착한 구독형 모델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9년 말레이시아에서 정수기·공기청정기 구독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대만과 태국에서도 서비스를 개시했다. 단계적 확장을 통해 글로벌 정기 구독 수익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단순 렌탈 개념에서 나아가 구독을 미래 가전 사업의 핵심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명확히 하고 있다. 구독 고객 기반을 토대로 필터·세제·부품 교체 등 후속 수요까지 포괄하는 '라이프사이클 비즈니스'로 진화시키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2009년 정수기 구독을 시작으로 현재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대형 가전뿐 아니라 TV,노트북 등 홈엔터테인먼트 제품까지 구독 대상에 포함했다. 기업 간 거래(B2B) 고객을 대상으로 서빙 로봇,튀김 요리용 제조 로봇(튀봇),전자칠판 등도 판매하며 300여 개 제품으로 구독 사업을 확장했다.
LG전자는 가전 사업 구조 자체를 '소비자 중심 관리형 서비스'로 전환하는 흐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판매 후 끝'이었지만,지금은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수익 구조가 필요하다"며 "구독은 예측할 수 있고 안정적인 매출원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박소라 기자]
AI 추천 질문Beta
가전 구독 서비스 확산이 전통적 소유 개념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1인 가구·맞벌이 증가가 가전 관리형 서비스 수요 확대에 미친 배경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