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 中자동차 업체 3곳

정보유출 우려 딥시크 손잡아

자율주행 기술·카메라 통한

산업·보안시설 유출 우려 커져

中당국 고객정보 요구하면

기업들은 언제든 내줘야

BYD,韓배터리 전시회 참가

◆ 중국산 침공 ◆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이자 배터리 업체인 중국 BYD(비야디)가 한국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동시에 중국산 전기차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BYD는 5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BYD는 행사를 통해 "BYD의 2차전지 자회사 '핀드림스배터리'는 30년 가까이 리튬이온 배터리 사업을 발전시켜왔으며 지금까지 50억개 이상의 배터리를 출하했다"면서 "소프트팩 배터리,스틸셸 배터리,원통형 배터리 등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했다"고 밝혔다. BYD가 인터배터리에 참여한 것은 배터리 제조업체로 출발한 BYD가 전기차 한국 진출에 이어 한국 배터리 시장 진출까지 타진하기 위해서라고 해석된다.

실제로 국산 차 가운데서도 BYD 배터리를 쓰는 업체가 나오고 있다. 이날 KGM이 경기도 평택에서 신차 발표회를 열고 공개한 무쏘 EV가 대표적이다. KGM이 회사 명운을 걸고 개발했다는 이 차량에는 BYD가 만든 배터리가 장착됐다. KGM의 다른 전기차인 토레스 EVX와 코란도 EV에도 BYD 배터리가 실려 있다.

BYD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일종인 '블레이드 배터리'를 제작한다. 이들은 블레이드 배터리가 국내 배터리 3사(SK온,LG에너지솔루션,삼성SDI)가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NCM) 배터리 대비 충격에 강하고 열 안전성이 뛰어나다고 홍보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BYD의 위상을 감안하면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안심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며 "기술 혁신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자동차 배터리 시장까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에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BYD는 이미 자동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BYD가 지난 1월 사전계약을 시작한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는 '저가 공세'의 위력을 보여주며 출시 한 달여 만에 사전계약 2000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케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어 자동차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은 이미 BYD란 브랜드에 익숙해졌다는 평가다.

문제는 중국산 전기차를 통한 정보 유출 우려다. 현재 생산되는 전기차는 대부분 2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장착돼 있고 무선통신망과도 연결돼 있어 마음만 먹으면 각종 정보를 빼내기 쉽다. 게다가 중국 기업은 자국 정부가 요청하면 고객 정보를 제공하도록 의무화돼 있어 한국 고객 정보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국 당국에 의해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더 심각한 것은 한국에 진출을 타진하고 있거나 이미 진출한 중국 완성차 업체 5곳 중 3곳이 중국산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를 자사 AI 시스템과 통합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왕촨푸 BYD 회장은 지난달 10일 중국 선전 본사에서 BYD 스마트 전략 발표회를 열고 향후 출시하는 모든 차량에 딥시크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BYD 차량에서 딥시크를 통해 질문과 답변을 진행하면 여기에 담긴 개인정보가 중국 정부로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목할 부분은 BYD가 단순히 거대언어모델(LLM)이나 음성 비서 형태로 딥시크를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날 왕 회장의 발표에 따르면 BYD와 딥시크는 공동으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신의 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의 눈 프로젝트의 목표는 자율주행 레벨3를 달성해 테슬라 자율주행의 가장 높은 단계인 '풀 셀프 드라이빙(FSD)'과 경쟁하는 것이다.

만약 딥시크가 자율주행 AI 형태로 차량에 탑재돼 한국에서 운행된다면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로 수집한 개인정보까지 중국 정부로 전송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출입하는 차량을 통해 신공장이 어떤 형태로,어떤 장비를 갖추고,어느 정도 건설됐는지에 대한 영상 정보가 전송될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 진출 의사를 보이고 있는 지커 역시 추론 성능을 갖춘 딥시크 'R1' 모델을 통합한 자체 AI 'Kr AI'를 이미 중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에 탑재했고 자사 음성 비서 프로그램인 'AI 에바'와 딥시크 R1 간 통합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 규제에 맞지 않는 제품 구성도 문제다. BYD의 아토3는 배터리에 '충전량 정보 제공 기능'을 탑재하지 않아 환경부 보조금을 받지 못해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해외 차 시장에 진출할 때 나라마다 다른 규제 사항을 꼼꼼히 맞추는 건 기본 중 기본"이라며 "세계적인 전기차 업체가 이런 부분을 소홀히 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제완 기자]